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이제야 작성한다😭
이제 막 부서배치 받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어보겠다고(나에게 아무도 기대하고있지 않을 것임에도..) 새로운 언어, 플랫폼 적응중이라 지금 쓰는 것도 많이 이른 감이 있지만 취준 기억이 다 휘발되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 후기를 남겨본다.
나는 2024 카카오 인턴십 서버 직군에에 지원하여 합격 후, 1월부터 2월, 2개월 간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정규직 전환 후 현재 적응 업무(?) 진행 중에 있다. 팀과 전사에서 쓰는 툴들이 익숙하지 않고 언어도 새로운 언어들이라 정신 없지만, 곧 익숙해져 내가 팀에 기여햘 수 있는게 생기리라 믿고 나가보려고 한다! 하.. 사실 아무것도 몰라서 미안해요 우리팀..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인턴십 지원 과정부터 전환 회고까지 START!

인턴십 공고 오픈
네카라중 하나인 "카카오"에서 인턴십 모집 공고를 두두둥 오픈했다.
카카오는 과거 공채 코테를 시험삼아 응시했던 기억이 있다. 그땐 진짜 재미삼아 지원한 거였고 개발자 취업난이 심각한 지금은 공고가 떠도 잘 손이 가지 않았다. 애초에 많이 안뽑을 것 같기도 하고, 카카오는 취준하는 신입중에 최고로 잘하는 애들만 뽑아갈게 뻔하지 않나! 인원에 비해서 지원자수 역시 너무나도 많은 직군이 서버이다보니.. 다른 취준생들 깃허브나 포폴 구경하며 기죽고, 합격을 원했던 회사에 탈락하고 난 뒤라 자신감도 떨어져서 겁을 먹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원하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는데. 인터넷에 가득한 카카오 인턴십 후기를 구경하며 지원했다.
서류전형
문항은 막 특별하고 그런건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어렵다.
1. [필수] 졸업(예정) 시기를 기재해 주세요. (ex. YYYY년 MM월)
2. 본 포지션으로 지원을 결정하시게 된 계기와, 희망 포지션에 대한 본인만의 경쟁력(직무 관련 프로젝트, 교육, 경험 등을 토대로)을 자유롭게 작성해 주세요.
3. 자신의 열정과 전문성을 나타낼 수 있는 프로젝트(경험/이력/과제 등)를 소개해 주시고, 해당 프로젝트의 수행 과정 및 결과에 대해 기재해 주세요. *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수행 과정에서 마주한 고민과 어려움, 이를 극복했던 과정과 결과, 다수가 함께했던 프로젝트라면 기여도, 이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주세요.
4. 자신이 다뤄본 경험이 있는 플랫폼이나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1~4 단계로 표현해 주세요. 4단계가 가장 높은 단계입니다. (예 : iOS - 1 / 안드로이드 - 4 / Java, Spring - 3)
위 항목을 2,500자에 꽉꽉 눌러담아 작성하면 된다.
이미 앞서 면접을 잡기 위해 신입 이력서에 영혼을 갈아넣어 자소서를 작성한 상태라, 이렇게 전형적인 신입 개발자 자소서 문항은 작성에 크게 힘들지 않았다. "나는 개발 공부 열심히 한 신입", "대기업에서 뽑아갈 만한 신입" 이라는 어필 포인트를 설정하고 쭉 나열한 것 같다.
서버 개발자를 희망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 취준을 하며 어떤 공부를 어떻게 + 얼마나 했는지에 대한 얘기와 증거, 프로젝트 소개와 문제 해결에 관한 얘기 등을 쭉 작성했다. 다시 읽어보니 확실히 대단한 내용이 들어있다거나 하진 않지만 어쨌든 개발을 하는 것에 있어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을 했는지 알고 있구나 정도는 느껴지는듯 하다.
코딩 테스트
코테는 무난하게 준비했다. 그냥 기본 알고리즘 지식을 가지고있는 상태에서 감을 잃지 않게 하루에 한 문제, 여건이 안되면 일주일에 서너문제라도 실버 상위 ~ 골드급 문제를 풀었다. 이번 인턴십 코테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3솔 정도는 가볍게 풀었다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합격자들을 보니까 대부분 3-4솔 선에 걸려있는듯 했고, 2솔은 보이지 않았다.(있었는데 내가 못 본 걸수도!)
5시간이었나? 시간이 매우 넉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합격자들 중 5솔도 몇 명 있었지만 대부분 3.5솔 ~ 4솔 정도였다. 그치만 이번 인턴십에서는 코딩 테스트 점수와 서류를 모두 보았다는게 국룰이다.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4~5솔을 했지만 탈락한 사람들도 있었고, 정확히 3솔만 했는데도 합격한 사람들 역시 있기 때문이다.
면접 전형

이게 되네의 1차 합격. 면접에서 실제 능력을 까보고 라이브코딩을 해봐야 나의 밑천이 드러나겠지만 어쨌든 포장은 잘 되었다는 느낌이다.
1차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아는 선배님께 연락해서 면접 준비 SOS를 쳤다. 이런 공채 형식의 빅테크 회사 면접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준비해야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SOS쳤을 때 이미 면접 스터디 인원을 구하고 있었더라. 다행히 나를 포함해 모의 면접 인원 4명이 모였고, 우리는 선배의 주도 하에 노션을 파서 개빡센 모의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다.

서류결과 발표부터 면접 첫 스케줄까지 나흘정도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그래서 OS, 네트워크, DB, 자료구조 4대 CS를 하루에 두 개 씩 커버하는 죽음의 스케줄을 진행했다. 20분씩 번갈아가며 면접자가 되어 나머지 3명의 폭풍 질문과 꼬리질문 공격을 받아내는 방식이었다.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는 심화 면접 준비 레포지토리의 내용을 기반으로 정말 깊게.. 깊게 서로에게 물어봤다.
기억에 남는 점은.. OS를 해야하는 날에 면접 스터디를 모아준 선배가 들어와서 하필 내가 대답해야하는 순서에 프로세스와 스레드의 차이부터 시작해서 프로그램의 컴파일 과정, 스레드에서의 race condition과 관련해서 생각할 수 있는 정말 깊은 지식을 싹다 물어봤다는 것이다. 질문 자체도 어려웠고, 아는 것을 잘 설명하는 것 역시 능력이라 아마 대답하면서 내 목소리가 막 염소처럼 떨렸을 것이다.
면접 스터디 마지막날은 거의 4시간 정도를 잡아서 한시간동안 각 사람이 쓴 서류문항과 이력서를 해부하며 질문 혹은 공격할 거리를 짚어줬다. 내가 자바를 꽤 잘 안다고 적어놨는데, 그럼 어노테이션의 Retention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물어보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내 면접은 면접 전체 일정의 맨 마지막 날 맨 마지막 타임이었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인터뷰를 위한 "인터뷰 스페이스"에서 대면 면접으로 약 1시간 진행되었다. 면접을 위한 공간이 아예 2층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더라.
- 코딩 테스트 풀이 및 개선점
- 취준 썰 (어떻게 공부했는지)
- CS 지식
- 프로젝트 설명 및 질의응답
- 가벼운 인성질문
상세한 내용은 말 못하고.. 전반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나는 CS보다 내가 했던 프로젝트의 구조 설명과 질의응답 비중이 컸던 것 같다. 화이트보드에 내가 구축한 프로젝트 아키텍처 구조를 그리고 설명하고 많은 질문 공격을 받았다. 각각의 솔루션을 선택한 이유, 개발과 배포 및 성능 테스트 진행 과정 등등.. 100% 대답하진 못했지만 아는 것들을 열심히 설명했다. 부족해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해보이지 않았을까? ㅋㅋ.
합격한 다른 사람들의 면접 썰을 들어보면 CS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사람도 있었고, 이전에 인턴 등의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인턴때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물어봤다고 한다. 이건 면바면인 것 같으니, 면접 전에 내가 쓴 서류 내용과 지식들을 점검하고 설명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직전에 인터뷰 결과가 나왔다는 안내메일과 카톡이 왔고, 떨어져도 상관 없다는 굳센 마음가짐으로 들어간 영입 홈페이지에서 합격창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이때 대기업의 커머스 계열사 개발직군 하나를 붙어놓은 상태여서 상당히 고민이 되었다. 일은 카카오보다 단조로울 수 있어도 나름의 고연봉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나의 취준 과정을 도와준 멘토님과의 상의 끝에 못먹어도 고, 빅테크 가즈아~~~!! 라는 결론을 내렸고, 인턴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인턴 START
이전 인턴들까지는 비대면이라 웰컴키트와 노트북 및 장비들이 택배로 갔다는데, 이번 인턴십부터는 대면인지라 온보딩 교육부터 인턴 프로그램까지 모든 것들이 대면으로 이뤄졌다.

인턴 온보딩 첫 날, 나의 이름과 닉네임이 딱 적혀있는 자리에 앉는데 기분이 정말 짜릿하더라..! 이것이 대기업인가 싶었다. 입사 확정 전까지는 심드렁했는데 막상 와서 앉아보니 기분이 남달랐다ㅋㅋ.
전환된 지금은 맥 프로 M3를 받긴 했는데(현재 내가 속한 조직에서 제일 고사양의 노트북이다ㅎ) 인턴때 받은건 로컬에서 자바 프로세스 하나 돌리기만 해도 이륙소리가 들리는 인텔맥이었다. 모니터도 지금은 고사양 델모니터 2개를 받긴 했는데 인턴땐 1개였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내가 속한 파트는 전사에서 발생하는 대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서빙하는 조직인데, 거기서 사용하는 오픈소스 시스템이 처음 보는 것이었다(이때 진짜 심장 쫄렸음). 인턴 과제는 그 오픈소스 시스템을 활용하여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사용할 언어, 프레임워크, DB, 인프라 플랫폼을 전부 자유롭게 선택해야 했다.
자유롭게 선택하란 말은.. 선택에 따른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책임은 내가 져야한다는 것이다. 인턴십 내내 현업 멘토들에게 이걸 설명하느라 정말 진땀을 뺐던 기억이 있다🥹.
인턴 과제 외적으로 카카오 판교아지트로 출퇴근하면서 좋았던 점이 몇 있다!

모든 사무실 의자가 허먼밀러이고(사무실 내부는 촬영 안됨), 최상급 퀄리티의 4천원 구내식당(한식 2개 / 양식 1개 / 그 외 1개로 이뤄진 4개 메뉴 + 샐러드 + 샌드위치 + 도시락 + 비건메뉴 등등이 다 나온다!!)이 있다!

사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가 있고.. 그리고 대부분의 복지들을 인턴들도 이용할 수 있어서 과제 외적으로 회사를 출퇴근 하면서는 좋은 기억들이 꽤나 있었다. 무엇보다 유연근무제!! 오후에 출근해도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자유로움!! 이게 진짜 GOAT였다.

2개월 뒤면 다시 출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다녔던 나지만, 어쨌든 1개월차가 넘어가니 슬슬 "1주일에 하루이틀 정도는 재택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그치만 출근을 했을 때의 장점도 분명히 있고, 풀재택일 땐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도 존재하기 때문에.. 회사에게도 깊은 뜻이 있겠지 싶다.
각설하고. 중간 점검은 내가 만든 시스템의 소개와 API 문서를 정리하기만 하면 됐지만, 최종 점검과 전환 면접에선 내가 인턴십 과정동안 만들었던 시스템을 파트원들에게 한 번, 그리고 팀장급 면접관들 앞에서 한 번 발표해야 했다. 발표 자료 제출 기한 직전에는 과제도 마무리해야하고, 배포 작업도 마무리 해야하고, 발표 자료와 내용까지 준비해야해서 진짜 '정신이 빠졌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그땐 왜 10시에 모두 퇴근을 해야하는지 억울할 정도였다. 회사에서 밤새게 해달라고요.
문서 정리엔 자신이 있었기에 중간 점검때는 좋은 피드백을 받았지만, 파트원들 앞에서의 최종 발표땐 정신 빠지는 피드백을 받았다. 발표 내용은 전반적으로 좋으나 기습 질문에 약하다는....😭 인턴십 일정이 끝나고 팀 내에 배정받았던 자리를 정리할 때, 팀원분이 모르는건 아는 척 하지 말고 빨리 모른다고 얘기하라는 피드백을 주셔서 그러기로 다짐했다.
전환 면접
전환 면접을 보기 위해 지원서를 다시 제출했다. 그리고 시작된 팀장급 임원면접.
인턴십을 위한 1차 면접은 내가 쓴 서류와 프로젝트 위주로 준비하면 되겠지만, 전환 면접은 내가 했던 프로젝트 외에 어떤 부분을 더 준비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전환 면접관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 뭐지? 그래서 인턴십 종료 후 면접 당일까지, 무언가 추가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나는 어떤 개발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나의 미래는 어떨 것 같은지,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등을 회고했다.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전환 면접 시간이 오후 1시쯤이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약 45분 정도 거리였기 때문에, 여유롭게 11시에 집에서 나선 뒤 회사 근처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먹고 면접을 봐야지 싶었는데,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기 직전에 신분증을 놓고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사인볼트 빙의해서 집까지 뛰어가 신분증을 가져와 택시를 탔다. 다행히 면접 시간 2분전에 인터뷰 스페이스에 도착할 수 있었고, 진짜 인생에 있어서 최고로 가슴 떨리는 경험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인재영입팀 분들이랑 안면도 있고, 전환면접을 봤던 팀장님과도 안면이 있어서 어떻게든 될 수도 있었을텐데 싶다..
전환 면접은 인턴십 면접을 봤던 2층 인터뷰 스페이스에서 동일하게 대면으로 약 1시간 이뤄졌다. 3명에서 5명 정도의 팀장급 임원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안내받았는데 엄근진한 얼굴로 5명의 면접관분들이 나를 대기하고 있었다. 극한의 긴장 속에서 파트원들 앞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열심히 발표했다. 발표가 끝나고 그땐 너무나도 날카로운 질문들 폭격이었기 때문에 정말 긴장하고 그 질문들을 받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걸 다 혼자 하신건가요? 어떻게 하셨나요?
아..
잔뜩 긴장했던 마음을 조금은 편하게 먹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어필을 하며 대답했다. 중간에 질문 의도를 잘못 캐치해서 엉뚱한 질문을 한게 있지만 그걸 제외하면 순탄한 면접이었다. 전환면접 역시 인성 위주부터 완전한 CS 물고 늘어지기까지 면바면이 심했다고 한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과는 별개로 인턴 과정을 회고했을때 부족했던 점이 많아 떨어져도 별 수 없다고 마음을 놓고 있었다. 약 열흘 뒤에 면접 결과가 나온다길래 최대한 쓰레기같이 밤을 새며 오모리, 스타듀밸리 등의 게임을 플레이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보다 하루 일찍, 전환 면접 결과가 나왔다.

결국 전환~
플랜B를 생각하며 다른회사에도 지원해 합격하기도 했고, 그냥 인턴 도전하지 말고 처음에 붙었던 회사에 갈걸 오락가락 후회도 많이 했지만 결국 결과는 성공이어서 다행이다.
이제 파트에 적응하고 1인분을 해나가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아직은 좀 무섭다.🥹 인턴때 어떻게 했나 싶고..
아니? 인턴땐 나라는 사람의 미리보기에 불과했다. 더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지 하면서 다짐 또 다짐한다! 사실 출근에 자신감이 안생겨서 다짐을 리프레시 하는 마음가짐으로 작성한 것이다. 나 아좌좌 할 수 있다 🔥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이제야 작성한다😭
이제 막 부서배치 받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어보겠다고(나에게 아무도 기대하고있지 않을 것임에도..) 새로운 언어, 플랫폼 적응중이라 지금 쓰는 것도 많이 이른 감이 있지만 취준 기억이 다 휘발되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 후기를 남겨본다.
나는 2024 카카오 인턴십 서버 직군에에 지원하여 합격 후, 1월부터 2월, 2개월 간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정규직 전환 후 현재 적응 업무(?) 진행 중에 있다. 팀과 전사에서 쓰는 툴들이 익숙하지 않고 언어도 새로운 언어들이라 정신 없지만, 곧 익숙해져 내가 팀에 기여햘 수 있는게 생기리라 믿고 나가보려고 한다! 하.. 사실 아무것도 몰라서 미안해요 우리팀..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인턴십 지원 과정부터 전환 회고까지 START!

인턴십 공고 오픈
네카라중 하나인 "카카오"에서 인턴십 모집 공고를 두두둥 오픈했다.
카카오는 과거 공채 코테를 시험삼아 응시했던 기억이 있다. 그땐 진짜 재미삼아 지원한 거였고 개발자 취업난이 심각한 지금은 공고가 떠도 잘 손이 가지 않았다. 애초에 많이 안뽑을 것 같기도 하고, 카카오는 취준하는 신입중에 최고로 잘하는 애들만 뽑아갈게 뻔하지 않나! 인원에 비해서 지원자수 역시 너무나도 많은 직군이 서버이다보니.. 다른 취준생들 깃허브나 포폴 구경하며 기죽고, 합격을 원했던 회사에 탈락하고 난 뒤라 자신감도 떨어져서 겁을 먹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원하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는데. 인터넷에 가득한 카카오 인턴십 후기를 구경하며 지원했다.
서류전형
문항은 막 특별하고 그런건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어렵다.
1. [필수] 졸업(예정) 시기를 기재해 주세요. (ex. YYYY년 MM월)
2. 본 포지션으로 지원을 결정하시게 된 계기와, 희망 포지션에 대한 본인만의 경쟁력(직무 관련 프로젝트, 교육, 경험 등을 토대로)을 자유롭게 작성해 주세요.
3. 자신의 열정과 전문성을 나타낼 수 있는 프로젝트(경험/이력/과제 등)를 소개해 주시고, 해당 프로젝트의 수행 과정 및 결과에 대해 기재해 주세요. *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수행 과정에서 마주한 고민과 어려움, 이를 극복했던 과정과 결과, 다수가 함께했던 프로젝트라면 기여도, 이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주세요.
4. 자신이 다뤄본 경험이 있는 플랫폼이나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1~4 단계로 표현해 주세요. 4단계가 가장 높은 단계입니다. (예 : iOS - 1 / 안드로이드 - 4 / Java, Spring - 3)
위 항목을 2,500자에 꽉꽉 눌러담아 작성하면 된다.
이미 앞서 면접을 잡기 위해 신입 이력서에 영혼을 갈아넣어 자소서를 작성한 상태라, 이렇게 전형적인 신입 개발자 자소서 문항은 작성에 크게 힘들지 않았다. "나는 개발 공부 열심히 한 신입", "대기업에서 뽑아갈 만한 신입" 이라는 어필 포인트를 설정하고 쭉 나열한 것 같다.
서버 개발자를 희망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 취준을 하며 어떤 공부를 어떻게 + 얼마나 했는지에 대한 얘기와 증거, 프로젝트 소개와 문제 해결에 관한 얘기 등을 쭉 작성했다. 다시 읽어보니 확실히 대단한 내용이 들어있다거나 하진 않지만 어쨌든 개발을 하는 것에 있어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을 했는지 알고 있구나 정도는 느껴지는듯 하다.
코딩 테스트
코테는 무난하게 준비했다. 그냥 기본 알고리즘 지식을 가지고있는 상태에서 감을 잃지 않게 하루에 한 문제, 여건이 안되면 일주일에 서너문제라도 실버 상위 ~ 골드급 문제를 풀었다. 이번 인턴십 코테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3솔 정도는 가볍게 풀었다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합격자들을 보니까 대부분 3-4솔 선에 걸려있는듯 했고, 2솔은 보이지 않았다.(있었는데 내가 못 본 걸수도!)
5시간이었나? 시간이 매우 넉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합격자들 중 5솔도 몇 명 있었지만 대부분 3.5솔 ~ 4솔 정도였다. 그치만 이번 인턴십에서는 코딩 테스트 점수와 서류를 모두 보았다는게 국룰이다.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4~5솔을 했지만 탈락한 사람들도 있었고, 정확히 3솔만 했는데도 합격한 사람들 역시 있기 때문이다.
면접 전형

이게 되네의 1차 합격. 면접에서 실제 능력을 까보고 라이브코딩을 해봐야 나의 밑천이 드러나겠지만 어쨌든 포장은 잘 되었다는 느낌이다.
1차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아는 선배님께 연락해서 면접 준비 SOS를 쳤다. 이런 공채 형식의 빅테크 회사 면접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준비해야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SOS쳤을 때 이미 면접 스터디 인원을 구하고 있었더라. 다행히 나를 포함해 모의 면접 인원 4명이 모였고, 우리는 선배의 주도 하에 노션을 파서 개빡센 모의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다.

서류결과 발표부터 면접 첫 스케줄까지 나흘정도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그래서 OS, 네트워크, DB, 자료구조 4대 CS를 하루에 두 개 씩 커버하는 죽음의 스케줄을 진행했다. 20분씩 번갈아가며 면접자가 되어 나머지 3명의 폭풍 질문과 꼬리질문 공격을 받아내는 방식이었다.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는 심화 면접 준비 레포지토리의 내용을 기반으로 정말 깊게.. 깊게 서로에게 물어봤다.
기억에 남는 점은.. OS를 해야하는 날에 면접 스터디를 모아준 선배가 들어와서 하필 내가 대답해야하는 순서에 프로세스와 스레드의 차이부터 시작해서 프로그램의 컴파일 과정, 스레드에서의 race condition과 관련해서 생각할 수 있는 정말 깊은 지식을 싹다 물어봤다는 것이다. 질문 자체도 어려웠고, 아는 것을 잘 설명하는 것 역시 능력이라 아마 대답하면서 내 목소리가 막 염소처럼 떨렸을 것이다.
면접 스터디 마지막날은 거의 4시간 정도를 잡아서 한시간동안 각 사람이 쓴 서류문항과 이력서를 해부하며 질문 혹은 공격할 거리를 짚어줬다. 내가 자바를 꽤 잘 안다고 적어놨는데, 그럼 어노테이션의 Retention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물어보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내 면접은 면접 전체 일정의 맨 마지막 날 맨 마지막 타임이었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인터뷰를 위한 "인터뷰 스페이스"에서 대면 면접으로 약 1시간 진행되었다. 면접을 위한 공간이 아예 2층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더라.
- 코딩 테스트 풀이 및 개선점
- 취준 썰 (어떻게 공부했는지)
- CS 지식
- 프로젝트 설명 및 질의응답
- 가벼운 인성질문
상세한 내용은 말 못하고.. 전반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나는 CS보다 내가 했던 프로젝트의 구조 설명과 질의응답 비중이 컸던 것 같다. 화이트보드에 내가 구축한 프로젝트 아키텍처 구조를 그리고 설명하고 많은 질문 공격을 받았다. 각각의 솔루션을 선택한 이유, 개발과 배포 및 성능 테스트 진행 과정 등등.. 100% 대답하진 못했지만 아는 것들을 열심히 설명했다. 부족해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해보이지 않았을까? ㅋㅋ.
합격한 다른 사람들의 면접 썰을 들어보면 CS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사람도 있었고, 이전에 인턴 등의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인턴때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물어봤다고 한다. 이건 면바면인 것 같으니, 면접 전에 내가 쓴 서류 내용과 지식들을 점검하고 설명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직전에 인터뷰 결과가 나왔다는 안내메일과 카톡이 왔고, 떨어져도 상관 없다는 굳센 마음가짐으로 들어간 영입 홈페이지에서 합격창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이때 대기업의 커머스 계열사 개발직군 하나를 붙어놓은 상태여서 상당히 고민이 되었다. 일은 카카오보다 단조로울 수 있어도 나름의 고연봉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나의 취준 과정을 도와준 멘토님과의 상의 끝에 못먹어도 고, 빅테크 가즈아~~~!! 라는 결론을 내렸고, 인턴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인턴 START
이전 인턴들까지는 비대면이라 웰컴키트와 노트북 및 장비들이 택배로 갔다는데, 이번 인턴십부터는 대면인지라 온보딩 교육부터 인턴 프로그램까지 모든 것들이 대면으로 이뤄졌다.

인턴 온보딩 첫 날, 나의 이름과 닉네임이 딱 적혀있는 자리에 앉는데 기분이 정말 짜릿하더라..! 이것이 대기업인가 싶었다. 입사 확정 전까지는 심드렁했는데 막상 와서 앉아보니 기분이 남달랐다ㅋㅋ.
전환된 지금은 맥 프로 M3를 받긴 했는데(현재 내가 속한 조직에서 제일 고사양의 노트북이다ㅎ) 인턴때 받은건 로컬에서 자바 프로세스 하나 돌리기만 해도 이륙소리가 들리는 인텔맥이었다. 모니터도 지금은 고사양 델모니터 2개를 받긴 했는데 인턴땐 1개였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내가 속한 파트는 전사에서 발생하는 대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서빙하는 조직인데, 거기서 사용하는 오픈소스 시스템이 처음 보는 것이었다(이때 진짜 심장 쫄렸음). 인턴 과제는 그 오픈소스 시스템을 활용하여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사용할 언어, 프레임워크, DB, 인프라 플랫폼을 전부 자유롭게 선택해야 했다.
자유롭게 선택하란 말은.. 선택에 따른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책임은 내가 져야한다는 것이다. 인턴십 내내 현업 멘토들에게 이걸 설명하느라 정말 진땀을 뺐던 기억이 있다🥹.
인턴 과제 외적으로 카카오 판교아지트로 출퇴근하면서 좋았던 점이 몇 있다!

모든 사무실 의자가 허먼밀러이고(사무실 내부는 촬영 안됨), 최상급 퀄리티의 4천원 구내식당(한식 2개 / 양식 1개 / 그 외 1개로 이뤄진 4개 메뉴 + 샐러드 + 샌드위치 + 도시락 + 비건메뉴 등등이 다 나온다!!)이 있다!

사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가 있고.. 그리고 대부분의 복지들을 인턴들도 이용할 수 있어서 과제 외적으로 회사를 출퇴근 하면서는 좋은 기억들이 꽤나 있었다. 무엇보다 유연근무제!! 오후에 출근해도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자유로움!! 이게 진짜 GOAT였다.

2개월 뒤면 다시 출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다녔던 나지만, 어쨌든 1개월차가 넘어가니 슬슬 "1주일에 하루이틀 정도는 재택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그치만 출근을 했을 때의 장점도 분명히 있고, 풀재택일 땐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도 존재하기 때문에.. 회사에게도 깊은 뜻이 있겠지 싶다.
각설하고. 중간 점검은 내가 만든 시스템의 소개와 API 문서를 정리하기만 하면 됐지만, 최종 점검과 전환 면접에선 내가 인턴십 과정동안 만들었던 시스템을 파트원들에게 한 번, 그리고 팀장급 면접관들 앞에서 한 번 발표해야 했다. 발표 자료 제출 기한 직전에는 과제도 마무리해야하고, 배포 작업도 마무리 해야하고, 발표 자료와 내용까지 준비해야해서 진짜 '정신이 빠졌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그땐 왜 10시에 모두 퇴근을 해야하는지 억울할 정도였다. 회사에서 밤새게 해달라고요.
문서 정리엔 자신이 있었기에 중간 점검때는 좋은 피드백을 받았지만, 파트원들 앞에서의 최종 발표땐 정신 빠지는 피드백을 받았다. 발표 내용은 전반적으로 좋으나 기습 질문에 약하다는....😭 인턴십 일정이 끝나고 팀 내에 배정받았던 자리를 정리할 때, 팀원분이 모르는건 아는 척 하지 말고 빨리 모른다고 얘기하라는 피드백을 주셔서 그러기로 다짐했다.
전환 면접
전환 면접을 보기 위해 지원서를 다시 제출했다. 그리고 시작된 팀장급 임원면접.
인턴십을 위한 1차 면접은 내가 쓴 서류와 프로젝트 위주로 준비하면 되겠지만, 전환 면접은 내가 했던 프로젝트 외에 어떤 부분을 더 준비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전환 면접관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 뭐지? 그래서 인턴십 종료 후 면접 당일까지, 무언가 추가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나는 어떤 개발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나의 미래는 어떨 것 같은지,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등을 회고했다.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전환 면접 시간이 오후 1시쯤이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약 45분 정도 거리였기 때문에, 여유롭게 11시에 집에서 나선 뒤 회사 근처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먹고 면접을 봐야지 싶었는데,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기 직전에 신분증을 놓고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사인볼트 빙의해서 집까지 뛰어가 신분증을 가져와 택시를 탔다. 다행히 면접 시간 2분전에 인터뷰 스페이스에 도착할 수 있었고, 진짜 인생에 있어서 최고로 가슴 떨리는 경험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인재영입팀 분들이랑 안면도 있고, 전환면접을 봤던 팀장님과도 안면이 있어서 어떻게든 될 수도 있었을텐데 싶다..
전환 면접은 인턴십 면접을 봤던 2층 인터뷰 스페이스에서 동일하게 대면으로 약 1시간 이뤄졌다. 3명에서 5명 정도의 팀장급 임원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안내받았는데 엄근진한 얼굴로 5명의 면접관분들이 나를 대기하고 있었다. 극한의 긴장 속에서 파트원들 앞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열심히 발표했다. 발표가 끝나고 그땐 너무나도 날카로운 질문들 폭격이었기 때문에 정말 긴장하고 그 질문들을 받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걸 다 혼자 하신건가요? 어떻게 하셨나요?
아..
잔뜩 긴장했던 마음을 조금은 편하게 먹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어필을 하며 대답했다. 중간에 질문 의도를 잘못 캐치해서 엉뚱한 질문을 한게 있지만 그걸 제외하면 순탄한 면접이었다. 전환면접 역시 인성 위주부터 완전한 CS 물고 늘어지기까지 면바면이 심했다고 한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과는 별개로 인턴 과정을 회고했을때 부족했던 점이 많아 떨어져도 별 수 없다고 마음을 놓고 있었다. 약 열흘 뒤에 면접 결과가 나온다길래 최대한 쓰레기같이 밤을 새며 오모리, 스타듀밸리 등의 게임을 플레이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보다 하루 일찍, 전환 면접 결과가 나왔다.

결국 전환~
플랜B를 생각하며 다른회사에도 지원해 합격하기도 했고, 그냥 인턴 도전하지 말고 처음에 붙었던 회사에 갈걸 오락가락 후회도 많이 했지만 결국 결과는 성공이어서 다행이다.
이제 파트에 적응하고 1인분을 해나가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아직은 좀 무섭다.🥹 인턴때 어떻게 했나 싶고..
아니? 인턴땐 나라는 사람의 미리보기에 불과했다. 더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지 하면서 다짐 또 다짐한다! 사실 출근에 자신감이 안생겨서 다짐을 리프레시 하는 마음가짐으로 작성한 것이다. 나 아좌좌 할 수 있다 🔥